As if nothing happened
As if nothing happened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봉쇄 이후 비어 있는 작업실의 천장에서 시작된다. 형광등, 환기구, 얽힌 전선과 온도계가 드러난다. 작업실의 풍경은 주거 공간의 난방 설비에서 수증기가 나오는 이미지와 교차한다. 지속적인 환기 소리는 두 공간을 잇는다. 작가에게 이 소리는 비행기 객실의 공기 순환음을 떠올리게 하며, 새로운 나라에 온전히 도착하지 못한 채 이동 중에 머무는 감각과 연결된다.
자막으로 제시되는 대화는 친밀함과 불확실성의 순간들을 회상한다. 호수에서 상대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헤엄치다가 발밑의 땅이 없다는 사실에 갑자기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텅 빈 주차장에서 함께 먹은 피자, 자신을 설명하려는 대화가 이어진다. 키보드 타자음, 선풍기 소리, 의자 삐걱거리는 소리는 의성어의 어휘가 된다.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두 사람처럼.
영상은 이러한 소통의 시도를 주의를 끌지 않은 채 작동하는 일상의 기반 시설과 나란히 놓는다. 수증기는 피어올랐다 흩어지고, 메시지와 몸짓은 뚜렷한 응답이나 확인 없이 남는다. 문화적 이탈에 대한 작가의 경험을 통해 읽을 때, 이 이미지들은 서로 다른 문화 사이의 친밀함, 이해의 한계,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도 남는 거리에 대한 질문을 연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